선배의 비밀 노트

창업은 새로운 시작
도전정신에서 답을 찾다

오랜 군 생활을 뒤로하고 무작정 창업에 뛰어들었다. 첫 도전이었던 떡집 운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편의점을 시작한 지도 어느덧 10년 차. 성공에 대한 막연한 희망보다는 냉정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온몸으로 부딪히라고 허창호 예비역은 조언했다.

글 · 박채림   사진 · 강권신

멘티 창업을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멘토 전역 전, 취업과 창업 사이에서 고민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평소 창의적이고 진취적인 업무에 관심이 많았고 새로운 일에 투신하고 싶다는 생각도 간절했습니다. 대부분 몇 년 안에 실패한다는 창업 통계를 보며 오히려 도전 의식이 생겨났습니다. 그래서 전역과 동시에 지인으로부터 정보를 얻을 수 있었던 떡집 창업에 도전했습니다. 1년간 전통 식품 제조 학원에 다니며 기술을 배웠고, 현업자에게 수시로 조언을 구하며 실력을 향상시켰습니다. 물론 창업하고 난 후 어려움도 많았습니다. 단골 확보에서부터 맛 조절, 운영 안정화까지 홀로 많은 결정을 해야 했고, 부담도 컸습니다. 매출이 생겨도 인건비와 전기세, 물세, 월세 등 운영비로 나가는 지출도 많았고요. 매일 새벽에 나가서 밤늦게까지 일하며 최선을 다한 끝에 점차 안정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재개발 이슈로 가게를 내놓으라는 권유를 많이 받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업종 전환을 고려하게 되었습니다.

멘티 개점 전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점은 무엇인가요?

멘토 모든 창업은 ‘자리’가 가장 중요합니다. 10m 차이가 성패를 좌우하기도 합니다. 먼저 부산 구석구석을 쏘다니며 100여 곳이 넘는 점포를 탐색했습니다. 주변에 편의점이 있는지도 중요하지만, 같은 업종이 아니더라도 판매 품목이 겹치거나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는 요소도 고려했습니다. 밤과 낮의 유동 인구가 고르고 버스정류장이 있는 현재의 장소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다음으로는 어떤 프랜차이즈를 선택할지 고민했습니다. 프랜차이즈는 본사에서 유통을 담당하고, 매장 인테리어와 운영, 재고관리까지 도맡아 주어 편리합니다. 다만 대형 프랜차이즈 대신 중형 프랜차이즈를 선택한 이유는 점주와 회사 간 이익 배분율 때문입니다. 일반적인 편의점 브랜드는 점주에게 전세금과 권리금, 집기, 설비 등 이익의 65%를 배분합니다. 제가 운영하는 편의점 브랜드는 이익 배분율이 85%로 더 유리했습니다. 물론 계약 형태에 따라 배분율은 변동될 수 있습니다. 개점에 들어가는 비용은 인터넷을 검색하거나 편의점 본사에 문의하면 상세히 참조할 수 있지만, 기본비용 외에도 소소한 지출이 많아 예산을 넉넉하게 잡길 권합니다.

멘티 창업 후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멘토 편의점 운영을 위한 전반적인 사항은 본사에서 교육받았고, 제품 구성이나 진열 등은 정해진 매뉴얼이 있어 편했습니다. 그러나 운영을 시작한다고 바로 매출이 상승하진 않습니다. 기호식품 하나를 구매하더라도, 소비자마다 습관과 패턴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익숙하게 드나드는 편의점이 있고, 새로운 가게가 생겼다고 해서 눈여겨보지 않습니다. 소비자 생활권 안으로 들어가기까지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또 밀집도가 높은 업종이어서, 인근 편의점의 견제와 텃새도 있었습니다. 모든 창업에 같은 어려움이 따를 겁니다. 고민 끝에 스포츠 토토 판매 유치를 생각해냈고,무척이나 험난하고 어려운 과정이었지만 판매권을 획득해 운용 중입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편의점을 이용하는 고객도 늘어났고요. 편의점은 매장 분포도가 높아 경쟁이 심하며 폐업률도 높습니다. 기본적인 로또나 토토 등 편의점 부가 수입 없이 일반적인 상품 판매만으로 경쟁하려 한다면 창업을 다시 고려하길 권합니다. 게다가 신규 점포의 경우 복권 판매 유치도 어려운 편입니다.

멘티 근무 환경을 비롯한 운영 방식이 궁금합니다.

멘토 자영업을 결심했다면 연중무휴로 일하겠다는 각오가 필요합니다. 저희 편의점 역시 마찬가지고요. 정해진 시간에 문을 닫는 다른 업종도 운영 준비와 마무리 등 잠시도 쉴 틈이 없습니다. 애초에 아르바이트를 고용해 쉬면서 일하겠다는 생각으로 창업에 뛰어든다면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일하는 중 적절히 휴식을 취하며 취미생활도 즐기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연중무휴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르바이트 인력 관리에 어려움이 따라 과감하게 포기하고 가족이 함께 직접 운영합니다.

멘티 개인 편의점과 프렌차이즈 편의점의 장단점이 궁금합니다.

멘토 개인 편의점은 업주가 직접 물건을 구매합니다. 물론 물품 구매 배달 대행업체에 맡길 수도 있습니다. 운영은 자유롭지만, 물품 구매단가가 높은 데 반해 질이 낮은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입지 조건이 괜찮고 점주의 적극적인 노력이 있다면 이익 면에서 유리합니다. 프랜차이즈는 운영은 쉽지만 그만큼 본사 지침을 잘 따라야 합니다. 수익 실현을 위한 압박도 높은 편입니다. 이벤트나 행사 운영은 필수이며, 일부 재고를 개인이 부담하기도 합니다. 인지도가 높고 물건 조달이 편하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중형 프렌차이즈는 개인과 대형 프렌차이즈의 중간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멘티 편의점 개점을 고려하는 제대군인에게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멘토 창업하겠다는 각오가 있다면 먼저 본인과 가족의 상황을 냉정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자본금 부족은 극복할 수 있지만, 성향이 맞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입지와 조건이라도 성공하기 힘듭니다. 하루에도 수백 곳의 가게가 문을 닫습니다. 서로 이끌어주는 군 생활과는 달리 매일 모르는 적과 경쟁해야 합니다. 군대에서의 습관과 권위 의식은 모두 버리고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길 권합니다. 창업 전 관련 자격증은 물론 같은 업종의 가게를 찾아 무급으로라도 실무 경험을 쌓아야 합니다. 아이템을 선정할 때는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지인이 있는 업종이 유리합니다. 가업이 있다면 가장 좋습니다. 주변 지인이 없다면 모르는 가게라도 문을 두드려야 합니다. 제대군인지원센터를 찾아 창업에 대한 조언을 얻는 것도 방법입니다.

5월의 멘토가 추천한다

제대군인지원센터 ‘생생 성공창업 현장 탐방’

창업 전 도전하고 싶은 분야에서 미리 실무 체험을 해볼 수 있다면 어떨까. 현재 안정적으로 창업에 성공한 선배의 생생한 조언 또한 초기 창업의 리스크를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된다. 제대군인지원센터에서는 이렇듯 창업에 도전하고자 하는 제대군인을 위한 다양한 창업 인큐베이팅 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생생 성공창업 현장 탐방’은 연 4회, 분기별 1회 실시하며 성공적으로 창업한 창업자의 업소나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진행한다. 제대군인 및 배우자, 자녀가 대상이며 업종별 정보 습득에서 견학, 노하우 전수까지 원스톱으로 진행해 참여자의 만족도가 높은 프로그램이다.